혼자서 여행하는것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혼자서 오게 됐다.
그런데 역시 혼자서 여행하는건 불편한 일이 많았다.
겨울의 뉴욕은 날씨가 쌀쌀맞았지만
한국이 계속 영하 10도~15도 정도로 워낙 추웠기 때문에 비교하면 여기가 따뜻하긴 했다.
크리스마스에 진심인 나라답게 12월 초에 도착했을 때부터 여기저기 크리스마스에 일루미네이션에
연말 분위기가 가득해서 확실히 이국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었어 새로웠다.
뉴스 데스크에서조차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었다.
모두가 사랑을 나누는데 나 혼자 여기서 아무것도 나눌수가 없어서 그건 좀 쓸쓸하긴 했다.
내가 본 크리스마스 트리중에 가장 예뻣던 록펠러 트리
봐도 봐도 예쁘고 또 봐도 예쁘다.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스케이트 타는 사람만 봐도 기분 전환이되었다.
늘 행복하고 늘 유쾌하지는 않았다.
혼자라서 식당에서 좋은 자리에 앉지도 못했고 예약도 힘들었다.
좋은 것을 봐도 나눌 수가 없었고
경비 맞춰온 숙소는 여기저기 문제가 많아서 우울하기도 했다.
좁은 땅에 꾸역꾸역 건물을 지어서 그런가...
뭔가 숙소가 멀쩡한게 없다.
히터가 문제없으면 물이 문제가 있고
다 괜찮으면 소음이 있고 이런식으로 뭔가 딱 퍼펙트한 숙소가 잘없다.
가격이랑 방컨디션이 괜찮으면 저 멀리 브루클린이나 퀸즈 구석탱이 쪽이고...
한 5성급 묵으면 덜하려나?
근데 그건 너무 비싸서 결제 버튼을 차마 누를수는 없었음...
여기와서 장기여행을 하면서 해외생활이 만만치 않구나
여기서 터전을 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 유학생들, 사업하는 사람들 짧은시간이지만 존경하게 됐다.
길을 다니면서 이름모를 흑인들한테 칭챙총 니하오마 나에게 소리칠때
그냥 앞만 보고 걸었다. 뭔가 인터랙션을 하면 더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지인은 시비걸리면 한국말을 하라고 ㅋㅋ 했지만
기본적으로 무시하면서 내 자신을 잘 챙기는게 중요할 것 같았다.
서울도 많은 노숙인도 있고 위험한 일도 일어나고 하지만 뉴욕이 조금 더 위험한 기분이 든다.
외국이라서 그런가 ...
신변에 문제는 없었지만 불쾌한 일을 겪게한 건
주로 흑인이여서 흑인과 길에서 마주보게 되면 다른곳을 보거나 핸드폰을 보거나해서 눈을 피했다.
내가 머 빌딩 사이의 좁은길로 다녀서 그런일을 겪은건 아니다.
대부분 대로에서 그런일이 일어났다. 그래서 어두워지면 되도록 밖에 나가지 않았다.
뉴욕도 겨울엔 해가짧다. 그것은 좀 아쉬웠다.
그리고 백인 할아버지, 할머니들
대부분은 친절했지만 조심해서 나쁠건 없으니깐...
어쨋든 혼자다니기에 그렇게 위험하진 않다.
뉴욕은 아무래도 관광객이 언제나 많고, 나도 관광객이다보니 유명한 스팟위주로 일정을 보내게 되고
주위에는 늘 세계각국의 관광객들로 둘러 쌓여져있기때문에 !
가끔 삥뜯어가는 홈리스나 불량한 사람들이 부르거나 가까이오면
무시하거나 한국어로 말하거나 해서 위험을 피해갔음
그래도 혼자여서 가고싶은곳, 먹고 싶은곳 그 어떤 배려없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
지치고 졸리면 일정을 포기하고 숙소에 돌아가서 그냥 자기도 했고
가고싶은 장소에 길을 잃어서 겨우 겨우 도착했을 때 갑자기 너무 피곤해서 바로 돌아오기도 했다.
웃엇다가 울기도 하면서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키웠다.
그리고 그냥 하고싶은 말들,
생각난 단상들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갖고간 노트북에 글을 썼다.
이렇게 새로운 마음으로 글을 쓰는 일도 아마 혼자서 오지 않았다면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창작을 하고 싶다면 조금은 불편하고 외로워도 이렇게 혼자서 여행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그냥 하루를 계획하고 하루만 집중해서 그냥 하루만 살았다.
한국에서는 좀 생각이 많았다.
가끔씩은 잠이 안와서 메모장에 머리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을 빠르게 써내려가야만 잠이 들었다.
지난일들은 다 꿈이다. 여행와서는 지금 머무는 현재에 집중해서 그냥 시간을 보냇다.
과거는 1분 이라도 지나가면 돌이킬 수 없다.
여행을 와서 한국에서의 일상과 단절이되고 한국과 시간대가 다르다보니 더 고립되는 시점이 있었는데
그냥 오늘 하루 뭐하고 놀지, 뭐 하고 보내지, 하면서 하루만 생각하는 한 달을 보냈다.
수많은 실패를 했고, 한국에서도 회사를 관둬서 불안정했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였고 모든게 멈춰 있는 기분이 들었지만
내가 그동안 한국에서 이뤄놓은 보금자리, 집, 침대, 냉장고, 티비...
그런 내가 만들어 놓은 편안한 것들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대단히 뭔가 국위선양까지 한 건 없지만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대견하구나 싶었다.
정말 평범한 레귤러 시민으로 사는것.
별건없지만 그건 대단히 매일매일 노력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스스로 잘 이겨낸것에 대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혼자 여행하면 분명히 불편한 점도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확실히 자신을 스스로 확실하게 케어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걸 싫어하는지, 양보할 수 있는지, 성향은 어떤지
더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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